An Interview with Toshi Ichiyanagi
December 2011, Tokyo
Last winter, MOON Kyungwon and JEON Joonho met Ichiyanagi, one of the advisors participating in the News from Nowhere project, to talk about his music and philosophy. For this project, he provided some music scores that he had written in experimental ways before, and provided an opportunity for MOON and JEON to reinterpret his music, and thus create a new piece. The following is a summary of Ichiyangi’s thoughts on music and philosophy.
On staff paper
Staff paper is what musical scores are written on. Although it has a long history, I think it has reached a barrier in some ways. For example, it has become difficult to come up with anything new and move forward using just staff paper. While staff paper is fine for writing something in a precise fashion, I am not looking to find something perfect or absolute but instead would like to capture a relative, flexible form of music. Staff paper is insufficient to accomplish this. I cannot express traditional Japanese or Asian elements - the prayer of a Buddhist monk or traditional Japanese dance-drama (kabuki), for instance - using staff paper. An alternative method, a more flexible way of thinking, is an important concept with my visual score.
On empty space
Music is the art of time. When I write my music, I am conscious of liberating time in a spatial way. People often think that an empty space has no meaning. It is my hope, however, to significantly develop music through empty space. My music does not order listeners to move in a certain way. In fact, there is a kind of non-directionality to my music. Music allows us to go anywhere we want.
On philosophy
I am still interested in much of what happens today and in the work of many other people. In fact, I make every effort to embrace much of what I learn. As a result, it is difficult to summarize what I think in one specific way. With music, people have historically tended to write a piece of music by drawing on the images a composer has. This applies to me as well in some ways. Music written this way is limited in certain regards. To put it another way, a piano may only have 88 keys, but it is capable of creating a far wider range of music than just 88 notes. We need to be more open-minded. Interestingly enough, there are people today who consider music played through an abstract score or a score that makes you feel a medium’s limitations as romantic. This is surprising even to me. I like the way these kinds of people play their new form of music.
뉴스레터 15
토시 이치야나기와의 인터뷰
2011. 12. 동경
지난 겨울 동경에서 문경원, 전준호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의 어드바이져로 참여하는 이치야나기를 만나 그의 음악과 철학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프로젝트를 위하여 이전에 그가 실험적 방식으로 작곡한 악보들을 전해 주었고, 그 악보에 대한 문경원, 전준호작가의 재해석 과정을 거쳐 새로운 작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의 음악과 철학에 대한 생각을 요약 정리하였다.
오선지에 대하여
오선지는 매우 긴 역사를 가진 악보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한다. 오선지만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해서 앞으로 나가는 게 어려워진 것이다. 무언가 정확한 것을 표현하고 쓰기에 오선지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나는 완벽하거나 절대적인 것을 찾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유연한 음악을 내 표현 안에 투영하고 싶다. 오선지로는 부족하다. 일본이나 동양의 전통적인 것들, 이를 테면 스님의 염불이나 일본의 전통 가부키를 오선지로 표현할 수는 없다. 다른 방식, 더 유연한 사고방식이 시각 악보의 중요한 컨셉이다.
빈 공간에 대하여
음악은 시간 예술이다. 나는 악보를 쓸 때 그 시간을 공간적으로 해방시키는 것을 의식한다. 보통 사람들은 공간이 비어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는 이를 통해 음악이 좀 더 높이 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내 음악은 이리로 오고 저리로 가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일종의 무지향성을 띤다고 할 수 있을까.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고, 어디로든 돌아올 수 있다.
철학에 대하여
나는 여전히 현재 일어나는 여러 일들과 여러 사람들의 작업을 관심을 갖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내가 가진 생각들을 하나로 정리해서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다만 음악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까지도 작곡은 자신의 이미지를 음으로 만들고 구성해서 작품을 완성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나 역시 여기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음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피아노에는 88개의 건반밖에 없지만 피아노로 가능한 음악은 그보다 넓다.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가질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에는 이런 추상적인 악보나, 한계를 느끼게 하는 악보로 연주하는 음악을 로맨틱하게 듣는 사람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건 나한테도 놀라운 일이다. 그들의 새로운 연주방식이 마음에 든다.